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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 ⓒSBS스페셜 방송 캡처

소통이 단절된 청와대는 곪아 있었다. 대통령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탄핵됐고, 문고리 권력과 비선실세들의 비리들이 연이어 밝혀지고 있다. 그 가운데 권력의 중심이 된 청와대를 이 시대가 원하는 소통의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지난 26일(일) SBS에서 방송된 ‘SBS스페셜’ 465회 ‘권력과 공간 : 청와대 (재)건축 프로젝트’에 출현, 이 시대 국민이 바라는 청와대 모습을 제안했다.

청와대를 설계한 최태용 선생에게도 본관은 접근이 제한된 공간이었다. 전통건축 양식을 고집한 것도 청와대 측이었다. 처음 설계자가 생각한 본관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초기 설계안은 본관 50m 앞에 대문을 내고 그 사이에 정원이 만들어졌다. 본관 중앙의 계단참에서는 한옥의 멋과 얼을 담은 후원도 보인다. 그러나 청와대 측은 설계자와 내부 참모들과의 소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철저히 상징적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비서동에서 본관과 관저와의 거리 ⓒSBS스페셜 방송 캡처

청와대의 공간 구성은 기형적이다. 비서동에서 본관과의 거리는 500m, 관저와의 거리는 600m이다. 도보로는 15분, 차를 타면 5분이 걸리는 거리이다. 이명박 정부부터 ‘청와대 자전거’가 등장하기도 했다.

김영민 교수는 “400m 정도가 유럽에서 말하는 전통적인 마을의 반경인걸 감안하면, 일상적인 업무 거리라고 하기엔 상당히 먼 거리”라고 말했다.

이런 기형적 공간 구성은 대통령과 비서관 사이에 좁힐 수 없는 심리적·물리적 거리를 만들었다. 대통령과 독대할 기회마저 없는 ‘불통’은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청와대의 한계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당연한 만남과 소통은 청와대에서 곧 ‘권력’이 된다.

‘SBS 스페셜’ 팀은 청와대 (재)건축 프로젝트를 A, B로 나눠 실시했다. 프로젝트A에서는 공간구문론을 활용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청와대 부지 내에서 소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건축방안을 모색했다.

김영욱 세종대 건축학과 교수팀은 공간구문론(Space Syntax)을 활용한 과학적인 분석으로 청와대와 백악관을 비교분석했다. 공간들의 연결 관계를 분석하고, 교류의 정도를 수치화해 색상의 이미지로 나타냈다.

백악관의 관저는 소통의 중심에 있다.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이 소통의 중심에서 대응하도록 한 것이다. 반면, 청와대는 비서동이 중심에 있고, 본관이나 관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백악관과 청와대는 개방된 공간과 폐쇄된 공간이라는 분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프로젝트A는 설계 대안으로 공간적으로 정점에 있는 현재 본관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비서와 대통령이 근무하는 공간을 시민들이 지켜볼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공간구문론(Space Syntax)으로 구상한 공간 배치 ⓒSBS스페셜 방송 캡처

프로젝트A 설계대안 조감도 ⓒSBS스페셜 방송 캡처

프로젝트A 설계대안 투시도 ⓒSBS스페셜 방송 캡처

프로젝트B는 정이삭 건축가를 중심으로 청와대 (재)건축 공간 배치를 구상했다. 건축주 의견을 청취하는 1단계, 사용 경험을 청취하는 2단계,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3단계 과정을 걸쳐 진행됐다.

청취 의견을 종합해 본 결과, 이들이 원하는 청와대 모습은 ▲국민들이 자주 접촉할 수 있는 열린 공간, ▲대통령과 수석들이 자주 만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공간, ▲비상차량, 비상헬기, 비상통로를 충분히 확보한 도피탈출이 용이한 공간 등이 도출됐다.


프로젝트B 설계대안 조감도 ⓒSBS스페셜 방송 캡처

프로젝트B 설계대안 투시도 ⓒSBS스페셜 방송 캡처

프로젝트B 설계대안 투시도 ⓒSBS스페셜 방송 캡처

프로젝트B는 설계대안으로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생명체처럼 변화하고 적응해 갈 수 있는 새로운 '청와대 마을'을 제안한다. 

현재 청와대 공간과 비서동 중간 지점에 대통령 집무실, 관저, 업무동이 포함된 새로운 건물을 두는 것이다. 현 청와대 건물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새로운 대통령 집무실은 참모뿐 아니라 국민과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구조이다.

그 중심에는 건물 대신 공원이 위치한다. 공원 주변으로 청와대에 필요한 다양한 공간들이 배치돼 있다. 보안과 효율성을 위해 기능에 따라 건물들을 그룹으로 묶고 유리로 된 새로운 경계를 만들었다. 일종의 집안에 집이 있는 구조이다. 

김영민 교수는 대통령이 업무를 원활하게 하고 소통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건물이 중심일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소통하는 대상인 국민이나 시민들에게 중심을 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늘 묵묵부답으로 벽보고 얘기하듯 바라보는 청와대가 권력공간이 아닌,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반응할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의 주인은 우리이다. 우리를 위해 일하는 대통령과 참모들은 그 곳에 잠시 머무르는 세입자이다. 새로운 청와대를 만드는 것도, 새로운 이주자를 선택하는 것도 결국 우리의 몫이다.” 그의 마지막 나레이션이 울린다.

_ 신혜정 기자  ·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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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nkija@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