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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탄소중립을 이야기하다 _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한, HOW TO DO!

2024-05-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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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학생들에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냐? 연구자가 하는 일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고,

의사결정자와 소통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연구도 서비스라고 봐요.

연구자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죠.

우리는 사회적 결정을 도와주는 기준점을 제안할 수 있고,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지원하는 역할이거든요.”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 이 안에서 수많은 사람이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공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조경학과 교수로서

‘WHY?’를 가슴에 품고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박찬 교수.

그의 허심탄회한 탄소중립 이야기를 들어보자.

Q1. 조경학과와 기후변화, 탄소중립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조경학이 시작된 배경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는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업화 초기에 고속도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때 비탈면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산사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산을 잘 가꾸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인식을 한 거죠. 그래서 국립공원도 만들고 그린벨트도 지정하기 시작했고, 그런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이 한국에 조경학과가 설치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나무를 관리하는 임학과 교수님이 오시기도 하고, 또 그냥 만드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잘 쓸 수 있게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니까 미학 분야 쪽에서 넘어오신 분도 있고, 나무를 심으려면 토양에 대한 정보도 알아야 하니까 그 분야에서도 오시고, 약간의 건축적인 역할을 하니까 건축 쪽에서 넘어오시는 분도 있어요. 이처럼 여러 분야 교수님이 와서 조경학을 끌어나가게 된 거죠. 그분들이 조경학 1세대로 그분들 나름대로 분야를 구축했어요.

지속가능성, 공간 의사결정자로서의 조경학

저는 약간 2.5 세대인데, 우리들은 또 우리대로의 분야가 생겼어요. 조경학의 근원을 고민하다 보면 사회의 지속가능성,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다루고 있어서 머릿속에 계속 박혀 있게 되는 거죠. 그래서 ‘나는 지속가능성을 학문으로 하고 있다.’라고 하면 제가 어느 분야든지 다 포용할 수 있어요. 환경적 지속가능성, 사회적 지속가능성, 경제적 지속가능성인데, 저는 환경 테마의 지속가능성을 다루되, 경제적인 부분도 연관되어 있고, 사회적인 부분도 연관되어 있어서 그것을 하나의 공간이라고 하는 개념으로 연결해서 같이 풀어내고 있는 거죠.

제가 사실은 전공 분야를 선택할 때 무엇이 중요한지 여러 방향으로 고민했습니다. 어떤 분야든 문제가 되는 상황은 무엇인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이런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계획이 중심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환경 계획이나 도시 계획을 보면, 목표와 계획을 잘 수립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계획대로 따라오면, 쾌적한 환경, 안전한 도시, 편안한 도시를 만들 수 있죠. 그렇기 때문에 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하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경학과는 특히 쾌적성을 많이 다루거든요. 말이 좀 어렵지만,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의 모습이 무엇이냐?’를 늘 고민합니다. 시각적인 쾌적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기온이 너무 높아서 덥게 느껴지면 그늘도 만들어 주고, 또 소음이 너무 심하면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줍니다. 녹지와 공원을 조성해서 사람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거나, 외부 활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는 방법 또한 중요한 고려 대상입니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미세먼지가 높거나 너무 더워서 밖에서 운동하기 어려우니까 적절한 실내공간을 제공하거나, 미세먼지를 없앨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쿨링 포그같이 열을 내려주는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공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결국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제 전공 분야가 ‘공간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도 공간이고 연구 공간도 공간인데, 이걸 자원으로 보면 한정되어 있거든요. 학교도 건물이 한정적으로 올라가 있고, 그 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공간도 사람이 사는 도시 공간, 농업용으로 쓰고 있는 공간, 하천으로 사용하는 공간, 산으로 존재해야 하는 공간이 있어요. 그 공간들을 사람도 써야 하고 동물도 사용해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이 한정된 공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연구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쪽에서는 공간으로 한쪽에서는 기후라는 테마로 한쪽에서는 지속가능성,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으로 축을 잡아가면서 연구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네요.

Q2. 교수님의 논문들을 살펴보면,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떤 연구 동기와 관심사를 가지고 주제를 선택하는지 궁금합니다.











‧ 2020년 Nature Energy, ‘지구 및 지역 규모에서 기후변화가 에너지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 2019년 Nature Climate change, ‘인위적으로 유도된 경로에 대한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의 의존성’




‧ 2012년 기후변화 연구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Nature Climate Change(Impact factor: 20.89), ‘A framework for national scenarios with varying emission reductions’ : 아시아 및 유럽 연구진과 기후변화 연구 협력을 통해서 각 국가의 2050년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비교하고, 이행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프레임을 제안










제 관심은 사회가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방향을 찾는 데 있습니다. 연구를 시작할 때 우리가 현재 편익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큰 고민부터 시작합니다. 그리고 육하원칙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1. 어떤 상황이 문제가 되는가?

2. 문제의 해결 방법은 있는가?

3. 우리 사회에 실현 가능한가?

4. 문제 해결 방안을 도입하는 데 장벽은 있는가?

5. 해결 방안의 이행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6. 이행한 해결책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제가 기후변화 관련 연구를 많이 수행하게 된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환경 문제가 우리 사회의 시스템(법 제도, 조직, 문화 등)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기후 영향이 어느 정도 발생하며, 이에 따라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어느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부담을 초래하는지, 이행 방식에 따른 차이가 있는지, 에너지 사용에서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지 등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와 연계하여 장기적으로 사회가 발전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방법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탄소배출을 열심히 줄여도 피할 수 없는 기후변화 잔여 영향은 어느 정도이며, 이에 대해 적응할 수 있는지, 적응의 한계는 없는지, 오적응을 피하는 방법이 있는지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연구의 경우 제가 학부 4학년부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서 저탄소사회 구축 방안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 연구소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하기 시작하였고, EU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서 국제연구소인 IIASA, 네덜란드 환경평가 기관, 독일, 이탈리아, 미국의 환경경제 및 기후변화 연구기관 등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면서 글로벌 연구 방향을 넓히고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 환경연구원, 국토연구원, 지역 정책연구소 등과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지역 이슈에 대해서 문제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찾으면서 다양한 연구결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Q3. ‘탄소중립’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탄소중립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기후변화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야 할 듯합니다. 태양에서 에너지가 들어오면 지구가 에너지를 흡수하고 그중 일부는 우주에 방출됩니다. 이렇게 흡수되는 에너지와 방출되는 에너지의 균형이 지구의 온도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방출되는 에너지 중 일부가 대기 중에 있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반사, 재흡수되어 지구 표면에 남아있게 됩니다. 원래는 100이 들어왔다가 100이 나가면 온도 변화가 안 생겨요. 그런데 100이 다 못 나가는 상황이 누적되는 거예요. 갇히는 거죠. 갇혀서 열이 조금 더 지구상에 누적되는 게 ‘온난화’라고 불렀던 현상이거든요. 지금은 그런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이런 현상이 기후변화를 끌어내는 거라고 보고 있어요. 그 기작 중 하나가 탄소입니다. 원래는 태양의 복사 에너지가 우주로 나가야 하는데 탄소가 반사해 다시 지구상으로 보내버리는 거죠. 탄소 말고도 ‘온실 기체’라고 불리는 메탄, 아황산질소 등등이 같은 역할을 해요. 그러다 보니 증가한 열로 인해 바닷물이 더 증발하고, 더 강력한 태풍이 나타나는 것처럼 기존과 다른 기상 현상들이 생기게 되는 거죠.

한편,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에너지원은 탄소 기반입니다. 사실, 모든 물질은 기본적으로 탄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나무나 사람 같은 유기체도 이러한 탄소의 결합체입니다. 그중에서도 석유는 탄소를 주성분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화석연료를 태우면 산소와 결합하여 이산화탄소가 생성됩니다. 이는 대부분의 연소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용하는 자원, 에너지와 도시개발 등으로 훼손되는 산림에서 배출된 탄소가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높여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요인이 됩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동토지역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이탄층을 형성한 유기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메탄이 더 공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기후변화가 가속되고 있습니다.












(출처: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https://www.2050cnc.go.kr/base/contents/view?contentsNo=9&menuLevel=2&menuNo=11

탄소중립 1.5도의 의미

그래서 한때는 국제적으로 저탄소사회를 지향했어요. 탄소를 최소화하여 적게 배출하면 지속 가능할 수 있다고 하는 게 컨셉이었어요. 그런데 2006년 영국의 경제학자 니콜라스 스턴이 발표한 "스턴 보고서(Stern Review)"는 기후변화의 피해 비용을 분석하면서 전례 없는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구의 기온상승이 미치는 피해를 수치화하였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비용을 비교하면서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1도의 기온상승이 어떤 피해를 초래하는지, 2도의 상승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보가 제시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탄소를 줄이기 위해 공장을 줄이거나 에너지 전환을 하는데도 비용이 들어가거든요.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을 하려면 패널을 만드는 새로운 사업장도 만들어야 하지만 기존 에너지에 의존하던 사람들, 관련 기업이나 고용자들에게 비용도 지급해야 합니다. 또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인프라를 강화하거나 예방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온 30도가 넘어가는 폭염 때는 야구 경기를 하지 못하게 한다면 어떨까요? 야구 구단 처지에서는 경기를 취소하면 손해가 크죠. 그런 사회적 비용이 잡히기 시작한 거예요. 이렇게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데, 영향에 적응하는 게 싼 거냐 탄소를 감축하는 게 더 싼 거냐 하는 논쟁이 많았습니다. 그런 수많은 논의를 통해 도출해 낸 결론 중 하나가 바로 탄소중립입니다. 1.5도, 2도는 기후변화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지점으로 꼽힙니다. 어차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는 기본 전제하에 우리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의 지점을 찾아낸 게 바로 1.5도 2도라고 하는 기온상승 억제 목표가 된 거예요. 그렇게 결정되고, 얼마만큼 탄소가 줄어야 하는지, 얼마만큼 배출이 안 되어야 하는지 계산하다 보니 2050년 정도에 탄소가 제로가 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되었고, 그때부터 ‘탄소중립’이라는 용어를 붙이기 시작한 거예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으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파리협정에서는 1.5도 이하로 기온상승을 억제하는 것을 이상적인 상태로 보고 있으며, 2도 이하로 억제하여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와 변화를 최소화하자고 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제적 연구에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50년경에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하고, 그 이후에는 자연과 다양한 기술을 통해서 흡수 또는 제거할 수 있으면 2도 이하로 기후상승이 억제된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중 탄소는 에너지 사용, 도시개발, 산림벌채 등으로 인해서 배출되기도 하고 식생, 토양, 해양에 흡수되기도 하고, 일부는 공기 중에 남습니다. 탄소중립은 우리의 추가적인 노력으로 공기 중으로 탄소배출을 시키지 않고, 공기 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 또는 제거하면 달성할 수 있습니다.

Q4. 2050년 탄소중립, 실현 가능할까요?

경제개발이 많이 되어 에너지 의존도가 높고, 국토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탄소 전원으로 논의되고 있는 원자력의 활용도 안전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운영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전기화율을 높여야 하는 특성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는 국가 차원에서 경제 시스템을 주로 고려하여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도시나 커뮤니티 차원의 탄소중립을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은 기본적으로 각 부문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전환을 이끌어 내야 해서 추가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결국 누가 이 비용을 부담할지, 정부는 규제/진흥 등의 법 제도를 통해서 어디까지 개별 주체들의 참여를 강제할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등 다각적 검토해야 합니다. 탄소 감축 없이 대기 중에 존재하는 온실가스를 포집 및 저장하는 기술(DACCS)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기술을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고, 사회에 확산시킬지에 대한 로드맵도 필요합니다. 에너지 측면에 집중하면, 사회가 전기화 비율을 높이고, 전기를 무탄소로 생산할 수 있으면 탄소중립을 좀 더 빠르게 달성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전기를 서로 공유해서 남는 에너지를 필요한 국가에 제공해 효율적인 에너지 수급을 할 수 있는 슈퍼 그리드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건물, 교통 등 각 부문에서도 에너지 사용 수요를 줄이면 탄소중립에 한층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부문은 여러 인프라와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어서 사회적 제도와 금융을 잘 활용해야 합니다. 다만, 탄소중립을 달성하더라도 여전히 일정 부분의 기후변화 관련 손실과 피해는 예상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피해를 줄이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발전 방안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몇 년 전부터는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을 갖는 것이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서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와 같이 기업의 활동에서 탄소와 관련된 사항을 재무 공시하는 프레임이 만들어졌고, 투자기관이 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과 연계된 탄소국경조정제도, 'RE100(사용 전력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 'CF100(사용 전력의 100% 무탄소 에너지 이용)' 연합체, 무탄소 에너지 인증 등이 다양하게 제도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잃지 않으면서 탄소중립으로 갈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발굴하는데 많은 사람의 참여와 협력적 노력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기후변화 대응의 문제는 국제적, 그리고 지역적 관심이 모두 필요한 글로컬(Glocal)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모든 국가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적응은 지역마다 현재 상황이 다르고, 미래 영향도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공통의 해법을 찾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한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술 선진국이 탄소중립이나 기후 적응과 관련된 기술, 제도, 재원 등을 마련하여 다양한 해법을 찾고, 이러한 노력이 개발도상국 등으로 이전될 수 있는 방식을 잘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Q5. 탄소중립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순환 경제에 동참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발자국이라고 해서 메일 보관함을 비우라고 하잖아요. 그것도 순환 경제의 일종이에요. 메일을 계속 저장하려면 스토리지를 유지해야 하니까 서버를 계속 확장해야 하죠. 만약에 사람들이 지금 있는 메일을 10%만 잘 비워내도 에너지 10%를 더 안 만들어도 되는 거죠. 서버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거든요. 기록을 저장한다는 게 사실은 굉장한 비용입니다. 기록물들도 마찬가지예요. 그것들을 다 보관하려면 창고가 늘어나야 하거든요. 아주 효율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할 수 있는 체계, 디지털 다이어트겠죠.

그리고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도 순환 경제예요. 환경 이슈로만 보면 하나의 물건이 만들어질 때 에너지가 굉장히 많이 사용되는데, 물건이 덜 만들어지고 우리 사회가 편안하게 잘 살 수 있다면 좋은 거죠. 그게 순환 경제에서 주장하는 거예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들고 다니면 생산하는데 아무래도 에너지를 덜 쓰게 되니까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죠. 또 걸을 수 있으면 걷는 것! 건강에도 좋지만, 에너지를 덜 쓸 수 있는 사회구조로 넘어갈 수 있는 거예요.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따릉이도 그런 기작일 수 있어요. 친환경 교통, 스마트 교통 이런 개념이 다 순환 경제를 움직일 수 있는 하나의 축이 될 수 있어요. 그게 있으니까,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는 거죠. '아, 오늘은 버스 타지 말고 따릉이를 한번 타 볼까?’ 하게 되면 버스를 더 타니까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흐름이 일어나면서 에너지를 덜 쓰는 사회구조로 갈 수 있는 거죠. 이처럼 추가로 상품을 생산해 내서 에너지를 쓰는 것 말고, 이미 기존에 있는 것을 사용하거나 되도록 안 쓰는 것! 그게 바로 탄소중립을 위한 개개인의 작은 노력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쉬운 문제는 아니에요. 사회와 경제는 불안정한 요소에 영향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순환 경제의 개념을 구현하는 것은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발전과 환경 보호는 상호 보완적인 개념이지만, 그들 간의 조화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소비의 감소는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람들이 적응할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시스템과 정책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기업과 활동들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순환 경제는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로서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하며, 사회적 수용과 적응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안정성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들의 참여가 아주 중요합니다. 기후변화 커뮤니티에서는 기업의 탄소중립에 대한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재무 공시제도는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같은 사회적 선언 활동과 재무 공시제도를 통해 기업은 자체의 탄소 감축 노력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공정의 선택이 탄소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재무 공시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투자자들은 기업의 탄소 감축 노력을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지속가능성 지표와 같은 다양한 지표를 활용하여 투자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와 지속가능한 경영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표는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기업들은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선순환이 일어나며, 기업들의 변화는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추구할 때 납품업체들도 이에 맞춰 탄소중립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 후퇴로 인해 이러한 노력이 일부 꺾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가 위축되면 기업들의 노력이 감소하고, 이는 공급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Q6. 후학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연구실 학생들에게 ‘문제의 본질이 무엇이냐? 연구자가 하는 일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제안하고, 의사결정자와 소통하는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연구도 서비스라고 봐요. 연구자도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를 생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죠. 특히, 우리가 만들어내는 연구결과물은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학에서 기술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연구하는 것도 궁극적으로 사회적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고, 자연과학분야 연구도, 사회과학분야 연구도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연구결과가 사회적 결정을 도와주는 기준점을 제안하고, 기준점이 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지원하는 역할이거든요. 탄소중립도 좋고, 기후위기에 적응하는 것도 좋습니다. 어떤 분야던지 자신의 연구 결과물이 사회에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어떻게 활용되는지 이해하고, 명확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연구가 사회에서 어떤 부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해도 결과물은 만들어 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연구가 언제, 어떤 결정에 사용될 수 있는지를 생각 안 하면, 사회에서 실제로 활용되지 않고 그냥 연구로 끝날 수도 있어요. ‘나는 잘했는데, 왜 사람들이 몰라줄까?’ 이런 아쉬움이 남겠죠.
















사회적으로 지금, 필요한 연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기후변화가 진짜 탄소 때문에 발생하는가?’처럼, 이미 결정 끝난 주제를 여전히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물론 그런 소수의 연구자도 필요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미 그것에 동의하고 있는 연구 주제에 다수가 또 뛰어들 필요는 없거든요. 이미 한번 결정이 되었다면 그다음 단계에서 필요한 의사결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지원할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해요. 기후변화를 위해 기업이 바뀌기를 원한다면 기업이 직면한 기후 영향을 정량화해야 하고, 또 기업이 기후변화를 위해 투자한 것에 대해 배임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지 않으려면 그 혜택에 대한 명확한 기작을 알려주고 정량화시켜 줄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거든요. 그럼 그러한 방향으로 연구 주제를 잡으면 되는 거예요. 그런 맥락에서 학생들한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육하원칙으로 질문하지 않으면 당신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공부라고 하는 건 결국 그거다!”

우리 전공이 공간 관련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 이렇게 시작할 수 있어요. 공간적인 관점에서 질문하는 거죠. ‘도시에서 남겨진 문제가 무엇이냐? 그 문제를 어떻게 측정하고,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점점 구체화해 나가다 보면 조금씩 중심축이 보여요. 제가 공간 연구를 하다 보니까 지속가능성 연구도 하고, 그래서 뭔가 문제를 인식하고, 진단하는 방식에 있어서 연구도 하고 데이터도 모으고 분석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연구에서 위험하다고 진단되면, 또 그 위험에 대처해야 하죠. 그러면 계획을 수립해야 해요. 아니면 정책을 제안하거나. 그러면 이 계획과 정책에 대한 방향이 타당한지, 수용 가능한지 이것도 연구 주제거든요. 그리고 정책이 세워져서 집행되고 나면, 효과가 있는지 평가해 줘야 하는 모니터링 효과 평가가 있어요. 예를 들면 제가 도시의 지속가능성 연구를 하면서 기후변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단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구 결과 생물다양성이 위험하다고 진단되면 그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거나, 정책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 계획과 정책이 타당한지,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지 이것도 연구 주제입니다. 또, 이 정책이 이행된 이후에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효과평가를 하는 연구도 있겠죠.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통해서 연구 영역이 확장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연구실 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저는 이렇게 질문으로 되돌려줘요.

“당신이 기여하고 싶은 게 문제를 찾고 정량적으로 진단하는 영역이냐, 아니면 계획의 방향성을 찾고, 목표와 기준을 만드는 영역이냐? 아니면 계획과 이행 이후에 모니터링이나 효과 평가 영역이냐?”

이 질문은 여러 분야에 다 적용돼요. 실제 우리 연구실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어요. 기후 적응, 탄소중립, 생태계,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친구도 있고, 사회학적으로 접근하는 친구도 있거든요. 하지만 항상 똑같은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내가 지금 하는 연구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거냐?’에서 시작해서, 필요하다고 동의가 되면 그다음으로 ‘이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가? 또는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야 하는가?’로 이어지죠. 그래서 기존의 모델 같은 방법을 사용하거나, 필요하면 AI나 빅데이터 분석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을 직접 센서 같은 연구장비로 측정할 수도 있어요. 데이터를 구하고, 분석을 하면 그걸 가지고 계획을 수립해서 정부나 지자체에 제안합니다. 만약 이 계획의 수용성을 알고 싶다면, 설문조사를 해서 시민이 얼마나 동의하는지 조사할 수도 있고, 실제로 계획이 목표를 달성했는지 모니터링하고 효과평가를 할 수도 있죠.

실제 요즘 연구실 주요 연구주제 중 하나가 ‘리빙랩과 시민참여 과학‘인데, 이 주제도 그런 질문에서 탄생한 거예요. 리빙랩(living lab), 즉 시민들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 속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실험실이라는 뜻입니다. 사회문제의 혁신적인 해결을 위해서 실제 문제를 겪고 있는 시민들과 연구자, 공공이 함께 더 나은, 공동의 해법을 찾는 것이죠. 우리 연구실은 기후 문제, 탄소중립, 그리고 기후 적응과 관련된 과제를 리빙랩의 개념을 적용하여 다루고 있는데, 사회적으로 안전한 기후 및 탄소중립을 위한 방법도 찾고 관련 기술도 개발하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박찬 조경학과 교수




















저는 지속가능한발전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인간, 도시, 자연환경 등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사회경제변화, 기후변화, 기술변화 등의 미래 변화에 따라 파생되는 문제점과 현상을 융합(분야 간, 과학-정책 간)적인 관점에서

모델링을 통해서 이해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연구했습니다.이를 위해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미래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지속성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기후변화 연구, 그리고 환경문제를 넘어 사회경제적 관심 대상으로 확장된 생물다양성 연구를 지속할 계획입니다.

서울시립대를 포함한 국내 연구자, 정책결정자, 그리고 국외 연구진과 협업하여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와 지식을 생산하고, 좋은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후회 없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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