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조경은 동의가 아닌 부정의 역사”…‘부동의’ 주제로 던진 질문

2026-04-10 13:48
링크로 이동 [출처: 환경과 조경, 김하현 기자]

 

썸네일.jpg제23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주제 토크 ‘부동의(不同意): 조경의 조건을 다시 묻다’

 

 

[환경과조경 김하현 기자] 한국조경학회가 ‘부동의’를 주제로 조경의 본질과 역할을 다시 묻는 담론의 장을 열었다.

한국조경학회는 지난 4월 3일 온라인으로 ‘KILA+동심원 포럼 2026-2’를 개최하고, 제23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과 연계한 주제 토크를 진행했다. 이번 포럼은 ‘부동의(不同意): 조경의 조건을 다시 묻다’를 주제로, 조경이 전제해 온 기준과 방식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날 포럼에는 전국 조경학과 학생과 관계자 등 200여 명 가까이 접속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행사는 박희성 한국조경학회 학술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배정한 한국조경학회 회장의 인사말과 김영민 서울시립대학교 조경학과 교수(한국조경학회 국제이사)의 주제 발표, 민병욱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교수(한국조경학회 기획부회장)의 질의응답 순으로 이어졌다.

배정한 학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주제인 ‘부동의’에 대해 기존 관습과 도그마를 넘어서는 시도로 해석하며, 익숙함 속에 자리 잡은 ‘진부(陳腐)함’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경 실천 역시 익숙한 방식에 머무를 경우 스스로 인식하지 못한 채 고착될 수 있으며, 이를 넘어서는 사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김영민 교수는 조경의 본질을 ‘부동의의 역사’로 해석하며, 조경이 특정한 본질에 고정된 학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부정하며 변화해 온 분야라고 설명했다. 바로크 정원에서 픽처레스크 정원으로의 전환, 정원에서 조경으로의 개념 확장, 모더니즘 조경의 등장, 도시로서의 공원, 비이성과 우연의 체계, 과학적 생태계획론, 예술로서의 조경의 부상 등 조경의 주요 흐름이 이전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 제기와 부정 속에서 형성돼 왔다는 점을 짚었다.

김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부동의’는 단순한 반대나 거부가 아니라 무엇을(대상), 왜(당위), 어떻게(전략) 동의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설계 과정 역시 개념 설정과 분석, 계획으로 이어지는 정형화된 절차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며, 경우에 따라 순서를 뒤집거나 기존 방식을 벗어나는 시도 역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학생들을 향해 현실에 맞추는 설계보다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문제 제기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설계는 문제 해결의 수단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인식과 질문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하며, 고정된 기준과 사고를 넘어서는 설계적 상상력을 주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조경 설계의 방법론과 태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으며, 질의응답을 통해 주제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민병욱 교수는 ‘부동의’ 주제를 설계로 구현하는 데 있어 핵심은 명확한 문제의식과 이를 끝까지 설득력 있게 끌고 가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반대를 넘어 자신의 부동의 지점을 분명히 설정하고, 그 이유를 근거 있는 문제 제기로 드러내며 이를 일관된 논리로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2026 제23회 대한민국 환경조경대전’ 관련 자세한 사항은 한국조경학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nglishKorean
검색
Generic filters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