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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시론] 조경 같은 것, 안 해도 돼
조경 같은 것, 안 해도 돼글_김영민(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20살의 네가 조경의 틀에 널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경이론서보다는 『이방인』이나 『데미안』을 읽었으면 좋겠다. 조경보다 인간을 말하는 소설과 시를 먼저 읽어본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기사시험을 위한 전공서는 넣어두고 시간이 된다면 『순수이성비판』이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완독해보았으면 좋겠다. 아마도 거의 모든 글귀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지만 상관없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너는 가장 위대한 사상가의 생각을 직접 접한 몇 안 되는 20살일 테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나중으로 미루지 마라.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것은 20살에 만난 니체는 40살에 만나는 니체와는 전혀 다른 니체이다. 만일 그녀가 그녀의 머릿결 같은 밤바다를 보고 싶다고 하면, 혹시 그가 그의 열정 같은 진홍빛 낙조의 바다를 함께 보고 싶다고 하면 망설임 없이 함께 가라. 과제 같은 것은 한 주쯤 못해도 상관없다. 사랑하는 사람과 학점을 저울질하는 그런 보잘것없는 인간이 되지 마라. 설계실이나 도서관에 박혀 있지 말고 겨울의 월악산과 가을의 우포늪을, 여름의 남해와 봄의 황매산을 보았으
2020.12.08 조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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